[칼럼 - 정유순] 비무장지대, 분단이 남긴 생명의 보고

▲ 정유순/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최진실 기자]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이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38도선을 넘어와 시작된 한국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겨누며 싸워야 했던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었다. 3년의 전쟁 끝에 1953년 7월 23일 판문점 협정으로 대한민국의 허리를 가르는 선이 그어졌다. 그것이 바로 비무장지대다.


지금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 동서로 폭 4km, 장장 248km(155마일)의 길이로 휴전선이 가로막아 부모 형제가 남과 북으로 서로 헤어져 지낸 게 벌써 70년이 넘었다. 한때는 소통이 되고 왕래가 되어 통일이 곧 올 것처럼 하더니만, 요즈음은 그 소식마저 잠잠하다. 이 민족의 슬픔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다시는 동족끼리 총부리를 서로의 가슴에 겨누며 싸우는 전쟁은 제발 없었으면 한다.

이렇게 생긴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는 국토분단이라는 비극적 역사의 상징 지역임과 동시에 출입이 통제되어 인간의 간섭이 거의 없어지면서 다양한 야생생물의 보금자리가 자연스럽게 복원되었다.


1953년 7월 이후 비무장지대와 그 일원에 군사분계선과 민간인통제선이 설치되어 각종 개발사업으로부터 야생 생물들이 보호받아,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67종을 포함한 2,716종의 야생동식물이 산다고 ‘2009 환경백서’는 기록한다. 더욱이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국제적인 보호와 관심을 받고 있는 두루미와 저어새 등의 보금자리가 비무장지대 일원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의 긴장이 조금 완화되자 인간들은 여기에도 개발의 손길을 뻗으려 했다. ‘접경지역지원법’을 만들고 ‘접경지역종합계획’을 세워 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훼손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방부에서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을 만들어 군사분계선인접지역의 민간인통제선을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5km 이내에서 10km로 축소되고,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여 건축의 신축 등이 가능해져 축소된 지역의 생태계 훼손이 우려되고 있으며, 특히 접경지역인 경기도 파주와 연천지역은 인삼(人蔘) 재배지역이 증가하면서 두루미 서식 환경이 좁아져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비무장지대는 우리 민족만이 겪어야 하는 분단의 상징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그 비극의 대가로 ‘생태계의 보고’를 선물로 남겨 주었는지 모른다. 옛날에는 휴전선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조차 손에 묻히면 안 되는 줄 알았다. 지뢰밭이 많아 야생동물들은 무서워서 접근이 안 돼 서식을 안 하는 줄만 알았다.


땅굴이 발견되어 일반에게 공개된 직후 철원지역으로 안보교육 차 간 적이 있었는데, 군복으로 갈아입고 군용트럭을 타고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멀리 보이는 저수지에서는 많은 물고기가 수면 위로 솟구치며 뛰어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생명의 기운이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그때 안내를 맡았던 장교는 “물고기가 너무 많아 이곳의 병사들은 매운탕이 먹고 싶으면 철모에 물만 떠서 고추장을 풀어 끓이면 바로 된다.”고 너스레를 떨어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언젠가는 남·북한이 통일되어 우리 민족이 하나로 뭉치게 되겠지만, 비무장지대는 비극의 역사 현장으로 잘 보호되어야 하겠고,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서로 연결되는 생태축(生態軸)이 유지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비무장지대가 서해안의 갯벌과 백두대간과의 연결하는 생태축(生態軸)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의 기운이 뻗칠 것만 같다. 그래야 비무장지대가 우리에게 남긴 선물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철원노동당사(필자 정유순 제공) ⓒ한국공공정책신문




瓦也 정유순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중앙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한국공공정책신문 칼럼니스트

저서 <정유순의 세상걷기>, 

    <강 따라 물 따라>(신간) 등


작성 2025.10.15 13:02 수정 2025.10.15 13:13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공공정책신문 / 등록기자: 최진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리더경제 Shorts 더보기
️ 미국 핵심광물에 20억 달러 이상 투자…한국엔 위기일까, 기회일까? ..
KTX·SRT 하나의 앱으로 예약!코레일+#KTX #SRT #코레일플러스..
️ 폭염 속 아픈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질병관리청 AAC를 활용한 ..
8월1부터 달라진 치매 지원! 리더경제#치매정책#노인복지#지역사회돌봄#치..
보이스피싱 대응 ‘ASAP’ 가동…금융·통신·수사정보 연결해 피해 사전 ..
️ BTS·직항노선·월드컵..K-컬처가 바꾼 대한민국 관광#BTS #K컬..
징둥 JD.com️K-뷰티·K-푸드..#징둥#한류 #JD닷컴 #K#소비 ..
광복 81주년, ‘친일’의 국가 기준부터 친일재산 환수까지#광복절#안창호..
외교부 청년 50명 모집…#청년#무대#여성#평화#회의#모집#무대#환율 #..
️트럼프, 미국 ‘출산 관광’ 차단 비자·입국 심사 강화#트럼프 #미국#..
법인 고가주택 1,097채 사적 사용…최고가는 200억원 이상#리더 #경..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방 투자하면 세액공제 최대 50%? 기업은 어디로 움직일까. 리더경제가..
네팔 대홍수, 359명 사망·33개국 596명 실종한국인 피해는? | 리..
경찰청 ‘범죄피해자보호과’ 신설…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보호 강화 | 리더..
️ 중동정세 긴장 고조, 한국 원유 수급 괜찮나…호르무즈 해협이 변수 |..
리더경제 한국형 국부펀드 20조 원, 어디에 투자하나…한국경제 성장판 바..
리더경제 알뜰폰 2.0, 전파사용료 90% 감면…통신비 부담 낮출까? ..
리더경제‍️ 한국인 식생활 58.6점, 왜 낮을까?…아침·밥상·영양에서 ..
공장화재 안전혁신, AI·로봇으로 막는다…제조현장 화재 대응 어떻게 바뀌..
“살아 있다”더니 시신으로…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또 있었다 #리더 #..
리더경제 12억 달러 돌파…오디세이는 왜 ‘진짜’를 택했나? #리더 #..
리더경제는 어떤 언론사인가
리더경제 |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두 실종신고는 왜 멈췄나
리더경제 | 네팔 대홍수 2부…사망 1,204명·실종 4,216명, 한국..
리더경제 | 중국 코로나19 양성률 21.2% 중국 코로나19 양성률 ..
리더경제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 모두 지방으로 갈까?#리더 #경제..
한국군의 핵심 방패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팔라고?#리더 #경제 #리..
리더경제 | 호르무즈 파병, 한국의 선택은? 중동 긴장이 높아지는 가..
리더경제 | 용혜인 겸직 논란 1부 ️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
리더경제 | 김육과 대동법 백성의 삶을 짓누르던 공납의 폐단, 김육은..
리더경제 | 전세금, 집주인 아닌 HUG가 관리한다? 임대인·임차인·..
리더경제 | 워터밤, 여름 축제가 돈이 되는 순간 공연과 물놀이가 결..
리더경제 “탈퇴했는데도 내 정보가?”️ 3,954만 명이 아닌 ‘중복 포..
리더경제 링구아어학원 율하 유지훈 원장|“실력의 격차는 언어에서 시작됩..
리더경제 코로나 입원환자 증가, 다시 유행할까요? 기사 바로 보기 h..
리더경제이창동 감독 수상, 세계가 다시 주목한 이유는https://www..
리더경제 ️ 여수세계섬박람회,끝나면 무엇이 남을까?기사https://ww..
리더경제 ️ 자경단 총책 무기징역 기사https://www.leader-..
리더경제 내년이면 AI 통제 불능?https://www.leader-e..
리더경제 뉴스 더보기

리더경제 세계 인구 99%가 기준 밖 공기에 노출 https://www.leader-economy.kr/n...

리더경제 코로나 연체 6조3천억, 전부 탕감?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터미네이터보다 먼저 돌아온 디워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

리더경제️ 조희대 증인 채택…국감에서 확인할 두 가지 기록https://www.leader-economy.k...

리더경제반도체 문도 열렸을까?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74#리더...

리더경제️DMZ 현장조사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73#리더#경제...

리더경제️ 유시민 “국민을 속였다”…검찰개혁 쟁점은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대법관 한 자리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37#리더#경...

리더경제 정치권 앞 빈 장바구니…추석 민심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PF센터 접수하면 47조8천억 지원?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애플 첫 폴더블폰, 주가는 왜 하락?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경기도 재정, 위기인가 경고인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

리더경제 삼성바이오 3,508억 원 수주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

리더경제 주식 거래, 오후 8시까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970...

리더경제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639#리...

리더경제️ DMZ 지뢰 추정 폭발…군 간부 2명 중상https://www.leader-economy.kr/n...

리더경제 추석 연휴 첫날 국내 핵심 5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2...

리더경제 미중 정상회담 앞둔 국제뉴스 핵심 5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57명·5억8000여만원, 부정수급 혐의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건강하고 넉넉한 한가위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182#리...

리더경제 지지율 37%, 올해 추석상은 얼마일까요?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협력 116건, 실제 계약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57...

리더경제 대미투자 1호, 아직 미확정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49...

리더경제 봉쇄 95일 만에 제한적 진입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4...

리더경제 김현지, 왜 인사 논란마다 소환되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강훈식 뇌구조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588#리더#경제 ...

리더경제한국,첫날 금 4·은 3·동 7개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

리더경제 장인 업체 계약, 최저가면 충분했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오늘의 뉴스 톱10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277#리더#경...

리더경제오세훈의 뇌구조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406#리더#경제#...

리더경제 국산 비만약 ‘에페’ 연내 출시 추진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강남언니 약 22만 명 정보 유출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 오늘의 뉴스 탑텐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927#리더#...

리더경제⏱️ 추미애의 개혁 시계, 왜 더 빠를까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사퇴 뒤 남은 세 버튼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917#리...

리더경제 김민석의 머릿속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862#리더#...

리더경제️ 한동훈 “국민의 승리”끝나지 않은 공방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대통령의 다음 한 수는?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794#...

리더경제 ‘세 낀 집’ 입주, 최대 3년 3개월 미룬다https://www.leader-economy.kr/...

리더경제️ 김승원 후보자,자진 사퇴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800...

리더경제 상품권 거래 0건, 934억 원은 어디로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미프진, 한국인 임상 없이 도입?https://www.leader-economy.kr/news/46...

리더경제끼임 사고 막을 수 있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67391#...

리더경제️ 서울 아파트값 최장 상승, 언제까지?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 “모두 저의 부족함”…이 대통령, 더 낮은 자세 약속https://www.leader-econo...

리더경제️김승원 측도 녹취 공개…‘신약 로비’ 공방의 핵심은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수시접수 먹통, 구제는?https://www.leader-economy.kr/news/467396...

리더경제 SK하이닉스 성과급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032#리더...

리더경제 이재명 대통령, 18일 기자회견…어떤 입장 밝힐까요?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미국 이란전 비용 52조 원…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