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담은 생존일기] 폭설, 안부 묻기

대설재난문자

폭설

안부 묻기


폭설, 안부 묻기

 


폭설과 주차장


어제(12월 4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 경기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서울은 첫눈이었는데, 첫눈이 대설특보와 함께 왔다. 수도권 21개 시군구에 대설 재난 문자가 처음으로 발동되었다. 대설 재난문자라는 그것만으로도 예측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 갑작스러운, 집중적 눈으로 퇴근길 대혼란이 있었다. 그리고 아침 도로의 결빙까지 연결된 호된 어제오늘이었다.

 

대설 재난문자는(CBS-Cell Broadcasting Service) 교통이 1시간 동안 새로 쌓인 눈의 높이가 5㎝ 이상일 때, 붕괴 위험으로는 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가 20㎝ 이상이면서 동시에 1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가 3㎝일 때 발송된다. 정식으로 대설 재난문자가 발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상청은 이야기한다. 즉 이상기온, 기후 위기로 인해, 기존 재난의 유형에서 대설 재난의 위험에 대한 대비인 것이다.

 

어제 오후 5시 경기 화성에서 출발하여 서울시 강서구까지 엉금엉금 3시간 걸렸다. 밤사이 상황을 보니 그나마 양호한 상황이다. 30분 거리를 2시간 걸린경우도 있고 수도권 곳곳이 퇴근길의 어려움들이 속출한 사례들이 부지기수다. 다행히 필자는 밤 일정 3분전에 도착하여 중요한 일정의 사회를 진행하고, 피곤한 몸에 집으로 와서 바로 깊은잠에 빠져들었다.

새벽 출근을 위해 일어나보니, 어젯밤 1시에, 지방에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에게서 전화가 와있었다.

‘어? 웬일이지? 보통 금요일에 상경하는데?’ 그 순간 다시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시계를 보니 0550분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어제 오후 7시 버스를 타고 서울 상경길에 올랐으나, 대설로 인해 서울 도착하니, 새벽 1시, 지하철도 종료되고, 택시도 잡히지 않아 밤에 아빠한테 데리러 올 수 있냐고 전화했었는데, 아빠가 전화를 받지 않아, 엄마랑 통화했는데, 엄마가 근처 사우나에서 자라고 했다 하여 지금 사우나라 한다. 배터리도 2%밖에 없고, 충전기도 없고, 현금이 없어, 혹 아빠가 데리러 올 수 있냐는 전화다. 흠.

 

“아빠가 마침 서울 출장이 있어 시간은 되지만, 갈수가 없다. 새벽 빙판길이라, 아빠가 차를 가지고 가기가 매우 곤란하고, 지금 지하철은 운행하니, 그것이 더 빠르다. 지하철로 와라” 했더니….

“그래도 아빠가 올 수 없어요?” 라고. 대화를 주고받다가 핸드폰이 끊겼다.

새벽이고 사우나 취침방이라 이 모든 대화를 카톡으로 나눈 것이다.

 

아들의 밤사이 안부를 듣고 나니, 참 아득했을 것 같다.

막 성인이 된 아들에게 어젯밤, 대설 재난문자가 발동될 만한 사항은 처음일 것이고, 처해있었던 상황에서 난감했을 것이 느껴졌다. 필자도 어젯밤 퇴근길, 중요한 일정 시간은 다가오고 차는 계속 ‘낮은 포복’이고 거리는 온통 눈밭이고, 도로의 차선은 보이지 않고 엉켜있는 상황이었던 기억이 나서 마음의 감정이 이입돠었다.

아들이 와달라고 이야기한 강남의 사우나로,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다. 서울에서의 출장업무가 9시였던지라, 아침 집에서 여유 있게 나갈 수 있었지만, 아들과의 통화가 단절된 그 이후 안부가 궁금했다. 해장국 한 그릇 사 먹이고 집으로 보내고 나는 출장지로 가야겠다고 생각에 출발하였다. 며칠전 다친 아픈 왼쪽 다리를 쩔뚝이며 1시간 10분 거리의 강남역**사우나에 갔더니 이게 웬일인가?

 

아주 난감하다.

어젯밤, 폭설에 밤늦게 터미널에 도착한 사람들, 길에서 발이 묶인 사람들, 밤사이 야간업무를 했던 사람들, 무려 150여 명의 사람들이 고단한 몸을 뉘고 잠을 자고 있다한다.

불을 켤 수도 없고, 내부 안내 방송을 할 수도 없고, 핸드폰은 방전이 된 상황이라 아들과 통화를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으로, 가긴 같으나 아들을 만날 수 없었다. 직원에게 사정을 해, 양해를 구해 한 번만 들어갔다 오겠다고 하고 간신히 들어갔는데, 어두운 상황에서 이 사람 저 사람들 사이에서 도저히 아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짧은 머리? 내 아들인가? 싶어 가까이 잠자는 사람을 내려다보고, 돌아서고, 이러기를 반복하다 보니, 직원에게 혼났다. 손님들 잠자는데, 깨우며 안된다고.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출장 시간을 맞추려면 지금 출발할 때가 다가왔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구입한 보조밧데리를 카운터에 맡길까 하다가,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들, 아빠 회사 가야 해? 어디니? 사우나 잠깐 들러 얼굴 보고 안부확인하고 갈려왔는데 찾을 수가 없네. 아빠 왔다가 간다. 조심해서 오늘 집으로 가거라”

 

24시간 사우나에 와보니, 아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은 해결이 되었으나, 얼굴을 보지 못하니 어젯밤, 폭설 길, 차 안에서 답답했을 아이, 도착하니, 모든 교통수단이 단절된 상황, 그 밤에 택시 잡기 위해 애썼던 아들, 그리고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속에서 새우잠을 잔 아들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고 싶었는데. 돌아섰다.

 

다시 지하철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데,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방금 집 도착”

아들의 안부가 확인되었다. 집에 와서 핸드폰을 충전했는가 보다.

안심이다.

“하~~고생했다. 쉬어라.”

라고 문자를 보냈다. 안부를 묻고, 확인하고 나니, 안심이 된다.

처음부터 묻지도 않았으면, 확인하지 않았다면 평소처럼 아무 일도 없이 때가 되어 귀가한 아들로만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들의 지난밤의 상황에 대하여 아는것과 모르는 것은 아들과 나의 마음의 간격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사실 필자는 별로 안 좋아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안부(安否) :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이라 한다,

 

지난밤, 폭설, 그리고 그 폭설로 인해 염려되는 이들에게 안부를 물어보자.

안부를 묻는 것에서 시작하여 묻는 안부물음이 나의 마음이 상대방에게 느껴질 정도의 마음이 동반되는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 안부에 상대방의 화답이 있든 없든, 안부는 묻는 이가 좀도 마음을 써는 것이리라.

어제 같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날은 더 그렇다.

 

필자는 어제 17시부터 경기화성에서 출발할 때부터 시작하여 오늘 아침 서울 강남으로 갈 때까지 대설 재난 문자(CBS)를 19번이나 받았다. 중앙정부(행정안전부)와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핸드폰 기지국이 변경되니 해당 지자체로부터 문자를 전송받았다. 조금씩 내용은 다르나, 안전에 대한 안내이다.

 

그런데 그 많은 19번의 대설 재난문자(일반문자포함)를 받고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 문자는 하나도 없었다.

안부를 묻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 관계와 관계를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자, 안부를 물어보자.

대설 재난도, 마음의 대설 같은 상황에 처한 나의 벗들, 우리의 이웃들이 여전히 안부물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빙판길, 안전한 퇴근길 되시길 기원하며...

 

#대설재난문자 #안부 #폭설

 



■ 저자 소개

▷ 대표 이력 : 25년간 사회복지사로 민간, 공공, 행정기관에서 일함.

진심 담은 삶의 이야기 글쓰기 작가

▷ 대표작 :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서울 하늘에 UFO가 등장하면 누가 담당인가요?』 저자

▷ 이메일 등 :

bibleprey@hanmail.net, https://www.facebook.com/biblep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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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12.05 19:26 수정 2025.12.0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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