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식을 철학으로, 철학을 소프트웨어로 -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오재철 대표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1999년 설립 이후 비정형 데이터 관리(CMS), 에너지 ICT, SaaS를 축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 한국·일본·미국·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캐나다·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빠른 시일 내로 30개국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오재철 대표는 글로벌 무대에서 기존 기업들의 결과물을 따라가려고만 하는 기업들이 흔하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우리가 우리의 문제의식에서 찾아낸 철학을 소프트웨어로 만든다.”라는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이온 커뮤니케이션즈 오재철 대표 = 자료제공

 

어떤 회사인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핵심 사업은 웹·디지털 경험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다. 웹 영역에서는 ‘ICS(I-ON Content Server)’로 대규모 사이트 콘텐츠를 물리 디렉터리 구조와 논리 사이트 구조로 분리해 일관 관리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운영 부담을 줄이고 배포·통계를 아우르는 구조적 장점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ICT에서는 수요자원관리시스템(DRMS, Demand Response Management System)과 주택 에너지 관리(HEMS) 등 분산자원 운영을 위한 예측·제어 엔진을 제공한다. 일본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DRMS를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쌓았다.

  VPP(가상발전소)는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를 새로 짓는’ 일이 아니다. 여기저기 흩어진 태양광·풍력·ESS와 같은 분산자원, 그리고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줄여, 마치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수요자원(DR)을 소프트웨어로 묶어,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예측·제어·정산까지 통합 운영하는 기술이다.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의 역할은 바로 이 소프트웨어 두뇌를 만드는 데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원을 합종연횡시키고, 피크 시에는 빠르게 대응하며, 평시에는 최적 효율을 찾는 알고리즘을 제품에 녹인다. 이렇게 축적된 운영지식은 웹·DXP 영역의 설계 철학과도 맞물려 제품 간 학습효과를 만든다.

 

아이온 커뮤니케이션즈 = 자료제공

 

업계에서의 차별점이 있다면?

 

이 회사의 차별점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푸는가’라는 철학의 일관성이다. 오 대표는 워드프로세서를 예로 들어, 문서를 빠르게 구조화하여 체계적으로 작성하려는 철학을 구현한 프로세서가 있는가 하면, 외적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세서가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문제의식이 구현된 것이며, 이를 분리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오 대표의 철학 중 하나가 구현된 것이다. 웹 제품군에서는 디자인·콘텐츠·프로그램을 분리해 관리 복잡도를 낮추는 방식이 그 철학의 구현이다. 서비스 플랫폼의 패턴별, 방향별 구성을 조금씩 분리, 따로 관리방식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실질적인 성과지표를 제시하자면?

 

웹·플랫폼 부문은 전 세계 약 1,10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해외의 비중이 더 높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패키지 CMS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OpenADR 2.0a/b 인증 기반의 DRMS를 구축했고, 수요자원거래시장 솔루션(LAMS) 경험을 바탕으로 1.5GW 안팎의 분산자원을 관리·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DRMS는 유틸리티의 DR 프로그램 전 과정을 자동화·최적화해 비용을 낮추고 응답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해외 레퍼런스와 협력은 일본 TIS와의 DR·VPP 협업, 해외 유틸리티 대상 PoC·실증 등으로 구체화됐다.

  VPP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실증과 보안·운영 역량 고도화를 병행하며 스케일을 키우고 있으며, 유럽의 한 시장 조사 기관에서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실력 있는 업체로 꼽히기도 했다.

  SaaS로는 전자서명 ‘WIDSIGN(舊 e.Form)’을 분사·확장했고, 카카오의 투자와 협업을 바탕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한 협약과 해외 조인트 벤처 준비도 병행 중이다.

 

 

 

현재까지의 우여곡절을 후배 창업자들에게 공유해달라.

 

오재철 대표의 창업사는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회사를 세웠지만 1995년 문을 닫았다. 좌절을 딛고 같은 해 다시 도전했으나, 두 번째 회사도 1998년에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해 개인회사 형태로 지금의 모태를 세웠고, 1999년 법인 전환까지 이어가며 세 번째 도전은 버텨냈다.

  그는 이 생존을 “운이 좋았다”로 요약한다. 화려한 서사는 덧붙이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다. 1999년 초창기 멤버들이 지금도 회사에 남아 있다는 대목에서, 운을 가능하게 한 건 결국 관계와 신뢰였다는 고백이 읽힌다.

  후배 창업자에게 그는 네트워크를 닫지 말라고 권한다. “도와줄 의향이 있다.”라는 말처럼, 자기가 걸어온 방법과 사람들을 기꺼이 연결해 주겠다는 태도가 그의 방식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더 강한 상대와 맞붙어야 하지만, 그래서 꿈을 접지는 않는다고 덧붙인다. 버틴다는 건 대단한 비법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반복이라는 메시지다.

아이온 커뮤니케이션즈 오재철 대표 = 자료제공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오 대표는 첫째로, 지금처럼 스스로의 철학으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창조하는 것’이 앞으로도 목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둘째는,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앞으로 30개국 이상으로 확장, 글로벌 기업으로서 인정받는 것이 목표이다. 세계 시장을 시야로 놓고 보면 강력한 경쟁업체들이 미국에 많이 몰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큰 시장 역시 미국 시장이므로 버겁지만 꿈을 꺾지는 않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셋째는 사실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하며, 사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오 대표는 일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다. 10시간을 타면 두세 시간은 ‘잘 달리고 있다.’라는 감각과 성취가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힘들다. 마찬가지로 “전체 업무의 20~30%는 정말 즐거웠으면 좋겠다.”라는 기준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출근이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발전을 위한 것’이 된다면 좋겠다는 그의 등 뒤에는 인생이라는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고 있는 수십 명의 사원들이 보였다.

 

작성 2025.12.08 15:34 수정 2025.12.08 15:34

RSS피드 기사제공처 : 아펙스뉴스 / 등록기자: 송윤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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