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포성 커지는 중동,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중요하다

▲박동명/한국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규모로 공습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이 확인되었고, 이후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에 가세하면서 충돌은 사실상 다자간 전면 충돌의 문턱까지 다가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작전이 수 주간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위기가 결코 ‘먼 나라의 전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나라는 원유의 70%, 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유조선 운항, 우회 항로, 대체 물량 확보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우리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기준 3% 안팎에 그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유가와 물류비 상승을 매개로 수출, 물가, 환율, 금융시장 전반을 동시에 흔드는 ‘복합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정부가 이번 사태를 재외국민·안보·경제의 3축 위기로 인식하고 범정부 대응에 나선 방향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3월 2일 관계장관회의와 3월 3일 국무회의를 잇달아 주재하며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과,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정보 공유를 주문했다. 그러나 국가위기관리의 본질은 안심용 발언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고 한발 앞서 준비하는 냉정한 결단에 있다. 위기 앞에서 낙관은 미덕이 아니라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교·안보 대응도 빠르게 가동되고 있다. 외교부는 2월 28일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가동하고, 주이란대사관·주이스라엘대사관 및 인근 공관과 합동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우리 국민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3월 2일 저녁 기준 중동 10개국 일대에는 약 1만7천 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 역시 장관 주재 상황평가회의를 열어 해외 파병부대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24시간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교민 보호’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최소 책무이다.

 

경제 대응도 보다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법정 의무량을 웃도는 가스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태 장기화로 민간 재고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여수·거제 등을 포함한 전국 9개 비축기지의 비축유 방출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중동 외 지역 대체 물량 확보, 우회 항로 검토, 피해 기업 유동성 지원, 물류비 지원, 필요시 임시 선박 투입도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시장 개장 전 점검회의를 통해 환율·주가·금리 변동성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하면 100조 원+α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제 ‘대응 의지’가 아니라 ‘집행 속도’가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다.

​

그러나 회의와 브리핑만으로 위기가 관리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구체적이고, 국민이 확인 가능한 실행 계획이다. 첫째, 교민과 주재원 철수 기준, 수송 동선, 현지 보호조치가 결합된 ‘실제 작동 가능한’ 대피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그 대강을 국민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에너지 비축 방출 기준과 수입선 다변화 로드맵을 시장과 국민에게 제시함으로써, 기업과 가계가 최악의 경우를 가늠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중소·중견 수출기업, 항공·해운업계, 물가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책을 선제적으로 집행할 준비를 마쳐야 한다. 위기관리는 상황을 설명하는 기술이 아니라, 충격이 가계와 기업으로 번지기 전에 흡수하는 능력이다.


전쟁은 언제나 가장 먼저 생명과 일상을 파괴한다. 국가는 이때 국민에게 막연한 안심을 속삭이는 조직이 아니라, 고도의 불확실성을 질서와 예측 가능성으로 전환하는 체계여야 한다. 중동의 포성이 커질수록 대한민국 정부의 책무는 더 무거워진다. 지금 이 정부가 보여주어야 할 것은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준비와 집행의 실체이다. 그 실체가 바로 국민 신뢰의 바탕이자, 국가 역량의 진짜 크기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박동명

▷법학박사,  한국정책연구원 원장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전)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



작성 2026.03.03 12:33 수정 2026.03.03 12:35

RSS피드 기사제공처 : 한국공공정책신문 / 등록기자: 김유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리더경제 Shorts 더보기
️ 미국 핵심광물에 20억 달러 이상 투자…한국엔 위기일까, 기회일까? ..
KTX·SRT 하나의 앱으로 예약!코레일+#KTX #SRT #코레일플러스..
️ 폭염 속 아픈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질병관리청 AAC를 활용한 ..
8월1부터 달라진 치매 지원! 리더경제#치매정책#노인복지#지역사회돌봄#치..
보이스피싱 대응 ‘ASAP’ 가동…금융·통신·수사정보 연결해 피해 사전 ..
️ BTS·직항노선·월드컵..K-컬처가 바꾼 대한민국 관광#BTS #K컬..
징둥 JD.com️K-뷰티·K-푸드..#징둥#한류 #JD닷컴 #K#소비 ..
광복 81주년, ‘친일’의 국가 기준부터 친일재산 환수까지#광복절#안창호..
외교부 청년 50명 모집…#청년#무대#여성#평화#회의#모집#무대#환율 #..
️트럼프, 미국 ‘출산 관광’ 차단 비자·입국 심사 강화#트럼프 #미국#..
법인 고가주택 1,097채 사적 사용…최고가는 200억원 이상#리더 #경..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지방 투자하면 세액공제 최대 50%? 기업은 어디로 움직일까. 리더경제가..
네팔 대홍수, 359명 사망·33개국 596명 실종한국인 피해는? | 리..
경찰청 ‘범죄피해자보호과’ 신설…스토킹·성범죄 피해자 보호 강화 | 리더..
️ 중동정세 긴장 고조, 한국 원유 수급 괜찮나…호르무즈 해협이 변수 |..
리더경제 한국형 국부펀드 20조 원, 어디에 투자하나…한국경제 성장판 바..
리더경제 알뜰폰 2.0, 전파사용료 90% 감면…통신비 부담 낮출까? ..
리더경제‍️ 한국인 식생활 58.6점, 왜 낮을까?…아침·밥상·영양에서 ..
공장화재 안전혁신, AI·로봇으로 막는다…제조현장 화재 대응 어떻게 바뀌..
“살아 있다”더니 시신으로…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또 있었다 #리더 #..
리더경제 12억 달러 돌파…오디세이는 왜 ‘진짜’를 택했나? #리더 #..
리더경제는 어떤 언론사인가
리더경제 |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두 실종신고는 왜 멈췄나
리더경제 | 네팔 대홍수 2부…사망 1,204명·실종 4,216명, 한국..
리더경제 | 중국 코로나19 양성률 21.2% 중국 코로나19 양성률 ..
리더경제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 모두 지방으로 갈까?#리더 #경제..
한국군의 핵심 방패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팔라고?#리더 #경제 #리..
리더경제 | 호르무즈 파병, 한국의 선택은? 중동 긴장이 높아지는 가..
리더경제 | 용혜인 겸직 논란 1부 ️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
리더경제 | 김육과 대동법 백성의 삶을 짓누르던 공납의 폐단, 김육은..
리더경제 | 전세금, 집주인 아닌 HUG가 관리한다? 임대인·임차인·..
리더경제 | 워터밤, 여름 축제가 돈이 되는 순간 공연과 물놀이가 결..
리더경제 “탈퇴했는데도 내 정보가?”️ 3,954만 명이 아닌 ‘중복 포..
리더경제 링구아어학원 율하 유지훈 원장|“실력의 격차는 언어에서 시작됩..
리더경제 코로나 입원환자 증가, 다시 유행할까요? 기사 바로 보기 h..
리더경제이창동 감독 수상, 세계가 다시 주목한 이유는https://www..
리더경제 ️ 여수세계섬박람회,끝나면 무엇이 남을까?기사https://ww..
리더경제 ️ 자경단 총책 무기징역 기사https://www.leader-..
리더경제 내년이면 AI 통제 불능?https://www.leader-e..
리더경제 뉴스 더보기

리더경제 세계 인구 99%가 기준 밖 공기에 노출 https://www.leader-economy.kr/n...

리더경제 코로나 연체 6조3천억, 전부 탕감?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터미네이터보다 먼저 돌아온 디워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

리더경제️ 조희대 증인 채택…국감에서 확인할 두 가지 기록https://www.leader-economy.k...

리더경제반도체 문도 열렸을까?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74#리더...

리더경제️DMZ 현장조사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73#리더#경제...

리더경제️ 유시민 “국민을 속였다”…검찰개혁 쟁점은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대법관 한 자리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437#리더#경...

리더경제 정치권 앞 빈 장바구니…추석 민심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PF센터 접수하면 47조8천억 지원?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애플 첫 폴더블폰, 주가는 왜 하락?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경기도 재정, 위기인가 경고인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

리더경제 삼성바이오 3,508억 원 수주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

리더경제 주식 거래, 오후 8시까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970...

리더경제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6639#리...

리더경제️ DMZ 지뢰 추정 폭발…군 간부 2명 중상https://www.leader-economy.kr/n...

리더경제 추석 연휴 첫날 국내 핵심 5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2...

리더경제 미중 정상회담 앞둔 국제뉴스 핵심 5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57명·5억8000여만원, 부정수급 혐의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건강하고 넉넉한 한가위https://www.leader-economy.kr/news/470182#리...

리더경제 지지율 37%, 올해 추석상은 얼마일까요?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협력 116건, 실제 계약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57...

리더경제 대미투자 1호, 아직 미확정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49...

리더경제 봉쇄 95일 만에 제한적 진입https://www.leader-economy.kr/news/4654...

리더경제 김현지, 왜 인사 논란마다 소환되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강훈식 뇌구조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588#리더#경제 ...

리더경제한국,첫날 금 4·은 3·동 7개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

리더경제 장인 업체 계약, 최저가면 충분했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오늘의 뉴스 톱10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277#리더#경...

리더경제오세훈의 뇌구조https://www.leader-economy.kr/news/469406#리더#경제#...

리더경제 국산 비만약 ‘에페’ 연내 출시 추진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강남언니 약 22만 명 정보 유출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 오늘의 뉴스 탑텐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927#리더#...

리더경제⏱️ 추미애의 개혁 시계, 왜 더 빠를까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사퇴 뒤 남은 세 버튼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917#리...

리더경제 김민석의 머릿속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862#리더#...

리더경제️ 한동훈 “국민의 승리”끝나지 않은 공방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대통령의 다음 한 수는?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794#...

리더경제 ‘세 낀 집’ 입주, 최대 3년 3개월 미룬다https://www.leader-economy.kr/...

리더경제️ 김승원 후보자,자진 사퇴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800...

리더경제 상품권 거래 0건, 934억 원은 어디로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미프진, 한국인 임상 없이 도입?https://www.leader-economy.kr/news/46...

리더경제끼임 사고 막을 수 있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67391#...

리더경제️ 서울 아파트값 최장 상승, 언제까지?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 | “모두 저의 부족함”…이 대통령, 더 낮은 자세 약속https://www.leader-econo...

리더경제️김승원 측도 녹취 공개…‘신약 로비’ 공방의 핵심은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 수시접수 먹통, 구제는?https://www.leader-economy.kr/news/467396...

리더경제 SK하이닉스 성과급 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032#리더...

리더경제 이재명 대통령, 18일 기자회견…어떤 입장 밝힐까요?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미국 이란전 비용 52조 원…https://www.leader-economy.kr/news/46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