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지방의회 결산검사② - 실질적 결산검사는 어떻게 하는가

"세입·세출·기금·성과를 함께 보고, 원인과 과정, 재발방지까지 묻는 것이 실질적 결산검사"

▲박동명/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편집자주) 박동명 박사는 지방의회 의원, 결산검사위원, 정책지원 인력 등을 대상으로 예산·결산 심사 실무를 지속적으로 강의해 왔다. 실제 결산검사 경험과 현장 강의 경험을 토대로, 형식 절차에 머물지 않는 실질적 결산검사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결산검사의 중요성은 누구나 말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들어가 보면 “중요하다”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방법이다. 결산검사를 어떻게 해야 형식 확인을 넘어 실질 진단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저는 현장에서 늘 네 가지 원칙을 강조한다.


첫째, 결산서만 보지 말고 예산과 추경, 감사, 성과자료를 함께 보아야 한다.

결산서는 독립된 문서가 아니다. 결산은 예산편성, 추경조정, 집행, 감사, 성과평가의 흐름 위에 놓여 있는 결과물이다. 따라서 결산검사에서는 당초예산과 추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년도 결산에서 무엇이 지적되었는지, 감사원이나 자체감사에서 반복된 지적은 무엇인지, 성과보고서에서 미달성 또는 초과달성이 나타난 항목은 무엇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 결산을 단년도 숫자로만 보면 보이지 않던 구조가, 3년 또는 5년의 흐름으로 보면 분명해진다.


둘째, 모든 사업을 다 보려 하지 말고 중요한 사업을 깊게 봐야 한다.

결산자료는 방대하다.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 성과보고서, 각종 첨부서류까지 포함하면 한정된 기간에 모두를 같은 강도로 검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결산검사의 출발은 쟁점 선별이어야 한다. 의원 요구자료를 잘 설계하는 것이 결산검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는 강의할 때 결산은 의원요구자료에서 시작된다고 자주 말한다. 미수납이 큰 세입항목, 이월과 불용이 반복되는 사업, 보조금 반납 규모가 큰 분야, 전용과 변경사용이 잦은 부서, 성과미달이 많은 사업을 우선 대상으로 정해야 한다.


셋째, 세입결산은 징수 결과보다 추계와 회수의 정확성을 보아야 한다.

실무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 중 하나는 예산현액과 실제수납액 사이의 큰 차이이다. 어떤 항목은 예산보다 훨씬 덜 걷히고, 어떤 항목은 반대로 예산을 초과하여 걷힌다. 이런 차이가 일시적이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반복된다면 세입추계의 정밀성과 징수행정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 징수결정까지는 했지만 실제 수납률이 낮고 미수납이 계속 누적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수입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집행력 문제이기도 하다. 결산검사에서는 “얼마를 거두었는가”만 볼 것이 아니라 “왜 예측이 빗나갔는가”, “부과 이후 실제 수납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가 작동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세출결산은 집행률보다 관리의 질을 보아야 한다.

대규모 이월이 계속 발생하고, 보조사업의 정산과 반납이 반복되며, 연말에 예산전용과 변경이 집중된다면, 이는 단순한 수치 문제가 아니라 관리 실패의 징후이다. 결산검사에서는 집행잔액, 낙찰차액, 보조금 정산잔액, 예비비 지출잔액이 왜 발생했는지 따져야 한다. “남은 돈이 있다”는 사실보다 “왜 남았는가, 왜 반복되는가, 내년에는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 되어야 한다. 결산의 초점은 총액이 아니라 병목이다.


다섯째, 예산변경은 숫자보다 사유를 보아야 한다.

이용, 전용, 변경사용은 때때로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것이 얼마나 자주, 어느 시점에, 어떤 사유로 발생했는가이다. 사업 집행방식의 중대한 변경인지, 당초 수요예측이 틀린 것인지, 과목 설정이 잘못된 것인지, 연말에 급하게 구조를 바꾼 것인지에 따라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 결산검사에서는 예산변경이 반복되는 부서와 사업을 찾으면 재정운영의 취약지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결산심사 질문은 “변경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왜 그렇게 바뀌었는가, 그 변경은 불가피했는가,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무엇을 고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여섯째, 예비비는 긴급성뿐 아니라 예측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

예비비는 원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긴급한 지출을 위한 재원이다. 그런데 결산 현장을 들여다보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상시적 수요를 예비비로 처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설비, 일부 장비 보강, 상시적 법률비용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결산검사에서는 “긴급해서 썼다”는 설명만 듣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말 본예산에 담기 어려운 수요였는가”, “추경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했는가”, “매년 반복되는데 왜 계속 예비비에 의존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질문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좋은 결산검사는 사실확인에 머물지 않는다. 원인을 묻고, 과정을 검증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한다. 저는 결산검사 강의에서 늘 세 단계의 질문을 권한다.

첫째,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둘째, 그 과정에서 어떤 관리 실패가 있었는가.

셋째, 내년에는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이 세 질문이 있어야 결산검사는 비로소 정책개선의 도구가 된다.

실질적 결산검사는 복잡한 기교가 아니다.

쟁점을 선별하고, 구조를 읽고, 원인을 묻고, 개선책까지 연결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통해 결산검사는 비로소 ‘끝난 숫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진단’이 된다.




박동명

▷법학박사,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정책연구원 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상임이사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전)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




작성 2026.04.09 23:06 수정 2026.04.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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