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빌리는 시대는 끝났다”… 창업자들이 공유오피스로 몰리는 진짜 이유

고정 임대료보다 유연한 거점, 간판보다 생존 비용… 패스트파이브의 흑자는 ‘공유오피스 재평가’의 신호다

한때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 감성’의 상징처럼 소비됐다. 멋진 라운지, 감각적인 인테리어, 자유로운 분위기, 그러나 지금 공유오피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더 현실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면, 불확실한 시대에 고정비를 줄이려는 생존 전략 때문이다. 창업자에게 사무실은 꿈의 출발점이지만 동시에 가장 무거운 고정비다. 보증금, 월세, 관리비, 인테리어, 가구, 인터넷, 회의실, 복합기, 청소, 냉난방까지 따지면 작은 사무실 하나를 얻는 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사업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초기 창업자에게 사무실 계약은 ‘투자’가 아니라 때로는 ‘부담’이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공유오피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힙한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불확실한 시대의 업무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더 이상 임시 사무실이 아니다

공유오피스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잠깐 쓰는 사무실’, ‘프리랜서나 스타트업이 쓰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인 기업, 콘텐츠, 사업자, 경영 컨설팅 업체, 교육 사업자, 개발자, 마케팅 회사, 심지어 중견기업의 프로젝트 조직까지 공유 오피스를 선택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무실은 필요하지만 사무실에 묶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요즘 사업은 빠르게 바뀐다. 인원이 늘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갑자기 오프라인 미팅이 많아질 수도 있다. 특정 지역에 잠시 거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2년짜리 임대차 계약은 창업자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공유오피스는 이 부담을 낮춘다. 필요한 만큼 쓰고, 필요한 기간만 계약하고, 회의실과 라운지, 업무 공간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사무실을 소유하는 것’보다 ‘업무 환경을 빌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의 흑자가 말해주는 것

이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패스트파이브다. 최근 패스트파이브는 2025년 약 1,500억 원의 매출과 약 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이후 11년 연속 매출 성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공유오피스가 더 이상 “멋진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인프라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패스트파이브의 성장에는 기존 지점 운영 뿐 아니라 위탁 운영, 기업 솔루션, 사옥 구축 등 이른바 에셋라이트 사업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의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에셋라이트 사업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 모두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즉 공유오피스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에서 기업의 업무 환경을 대신 설계하고 운영해주는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창업자는 왜 공유오피스를 다시 보는가

창업자 입장에서 공유오피스의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초기 비용이 낮다.

사무실을 직접 얻으면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공유오피스는 이미 세팅된 공간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사업 초기에는 이 차이가 크다. 둘째,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자택 주소나 카페 미팅만으로는 사업의 전문성을 보여주기 어렵다. 반면 공유오피스 주소와 회의실은 고객 미팅, 제휴 미팅, 투자자 미팅에서 최소한의 신뢰 장치가 된다. 셋째, 네트워크가 생긴다. 공유오피스는 단순한 택상 대여 공간이 아니다. 같은 공간 안에 다양한 업종의 창업자, 프리랜서, 스타트업, 기업 담당자가 모인다. 우연한 만남이 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넷째, 사업이 잘되면 더 큰 공간으로 옮기고, 어려우면 줄이면 된다. 고정 임대차 계약보다 훨씬 유연하다. 지금처럼 경기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이 유연성이 곧 생존력이 된다.

 

사무실의 기준이 ‘위치’에서 ‘기능’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사무실의 핵심은 위치였다. 강남에 있느냐, 역세권이냐, 건물 외관이 좋으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창업자들은 묻는다.

“회의실을 바로 쓸 수 있는가?”

"주소지 등록이 가능한가?"

“관리비와 부대비용이 예측 가능한가?”

“내 사업 규모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가?”

 

사무실이 더 이상 ‘간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패스트파이브가 발표한 공유오피스 트렌드에서도 라운지와 미팅룸 같은 공용 공간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고, 기업들이 비용 효율성, 업무 안정성, 공용 공간 활용도를 함께 고려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제 사무실은 단순히 앉아서 일하는 장소가 아니다. 고객을 만나고, 팀을 모으고, 사업을 설명하고, 신뢰를 만드는 공간이다.

 

 

패스트파이브 서울시 시청역점 내부 전경

 

 

진짜 변화는 ‘소유’가 아니라 ‘접속’이다

요즘 창업 시장의 큰 흐름은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버를 직접 사지 않고 클라우드를 쓴다. 직원을 무조건 채용하지 않고 외주와 프리랜서를 활용한다. 매장을 직접 차리지 않고 스마트스토어와 플랫폼을 활용한다. 그리고 사무실도 직접 소유하거나 장기 임대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접속한다. 공유오피스는 이 흐름의 오프라인 버전이다. 사업자는 공간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필요할 때 업무 공간, 회의실, 주소, 네트워크, 운영 서비스를 이용한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무실의 크기가 아니라, 사업을 굴러가게 만드는 환경이다.

 

그런 점에서 공유오피스는 단순한 부동산 상품이 아니다. 창업 생태계의 기반 시설에 가깝다.

 

창업의 시대, 사무실도 가벼워져야 한다

지금은 무겁게 시작하는 시대가 아니다. 작게 테스트하고, 빠르게 수정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확장하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 창업자가 처음부터 큰 보증금과 긴 임대차 계약을 안고 출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가볍게 시작할수록 오래 버틸 수 있다. 오래 버틸수록 기회가 온다. 패스트파이브 같은 공유오피스 기업의 성장은 이 시장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공유오피스는 이제 “돈이 없어서 쓰는 사무실”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에 가장 합리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

 

창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멋진 사무실을 갖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정비를 줄이고, 기회를 넓히고, 필요할 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사무실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 다만 사무실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작성 2026.05.02 00:49 수정 2026.05.02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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