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엊그제 가까운 친구의 부고를 접했다. 믿기 어려웠다. 얼마 전까지 몸은 불편했지만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다음 만남을 약속했던 이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안다고 말하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그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게 한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이었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노래 속 외침은 단순한 유행가가 아니라 삶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왜 사람은 헤어져야 하는가. 왜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시간은 늘 부족한가. 왜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할 수 없는가. 정답 없는 질문이지만, 누구나 삶의 어느 길목에서 한 번쯤 품게 되는 인생의 물음이다.
나이가 들수록 버킷리스트는 오히려 늘어난다. 가보고 싶은 곳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진다. 그러나 삶은 그 모든 계획을 다 기다려주지 않는다. 친구의 죽음은 "언젠가 하겠다"는 다짐을 가장 허망하게 만든다. 내일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도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더욱 소중하다.
우리는 성공과 미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정작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일이나 친구에게 안부 전화 한 통 하는 일은 너무 쉽게 미룬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다. 함께 웃었던 사람들, 사랑했던 시간, 후회 없이 보낸 하루일 것이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했다. 노래 <테스형!> 역시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세월의 무심함과 죽음이라는 명제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무력해지지만, 친구는 마지막으로 내게 살아있는 오늘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선물을 남겼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언젠가 우리 모두도 누군가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후회보다는 감사가 많은 삶, 미련보다는 나눔이 많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세월은 여전히 흘러가겠지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가슴으로 사는 것만이 우리가 삶과 죽음이라는 물음 앞에 내놓을 수 있는 유일한 답일지도 모른다.
전승환
학교법인 동광학원 감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조정위원
한국정책방송 전문위원
Job & Future News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