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경제 【복지경제 기획 1부】
복지 기준 6.70% 올랐다…정부가 지원 늘리면 누구의 지갑이 달라질까
2027년 기준 중위소득 4인 가구 692만9885원…2015년 이후 최대 인상
생계급여 1인 최대 87만5533원·4인 221만7563원…복지 대상과 지원액 함께 확대
복지는 단순한 ‘돈 나눠주기’일까…취약계층 소비·양극화 완화와 재정부담까지 따져봐야
리더경제 윤수연 기자

정부가 복지 기준을 6.70% 올리면 우리 경제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군가는 매달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가 늘어나고, 지금까지 기준을 조금 넘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가구가 새롭게 복지제도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지원 대상과 급여 수준이 확대되면 국가가 부담해야 할 재정 역시 증가한다.
결국 복지정책의 핵심은 단순히 “얼마를 더 지급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누구에게 지원하고, 그 돈이 가계와 소비를 어떻게 움직이며, 필요한 재원을 사회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
2027년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을 경제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4인 가구 649만원→692만원…복지의 ‘기준선’ 크게 올라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월 692만9885원으로 결정했다.
2026년 649만4738원보다 6.70% 증가한 금액이다.
6.70%는 기준 중위소득 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2025년 6.42%, 2026년 6.51%에 이어 다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기준 중위소득은 단순한 통계 숫자가 아니다.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을 토대로 정부가 결정하는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뿐 아니라 여러 복지사업에서 “누가 지원받을 수 있는가”를 가르는 일종의 복지 기준선 역할을 한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포함해 15개 중앙부처 80개 복지사업에서 선정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따라서 기준 중위소득이 올라가면 단순히 숫자 하나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복지제도의 지원 대상과 급여 수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는 받을 수 있을까”…생계급여 기준도 올라간다
가장 직접적으로 달라지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생계급여다.
2027년에도 생계급여 선정기준은 기준 중위소득의 32%, 의료급여는 40%, 주거급여는 48%, 교육급여는 50%로 유지된다.
그러나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실제 선정기준 금액도 함께 상승한다.
2026년 1인 가구 생계급여 선정기준 및 최대 급여액은 월 82만556원이었다.
2027년에는 87만5533원으로 올라간다.
약 5만5000원 증가하는 셈이다.
4인 가구는 2026년 207만8316원에서 2027년 221만7563원으로 약 14만원 높아진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생계급여는 선정기준 금액을 모든 수급자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방식은 아니다.
정부의 보충급여 원칙에 따라 가구의 소득인정액 등을 고려해 실제 지급액이 결정된다. 따라서 위 금액은 해당 가구 규모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급여 수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왜 정부는 역대 최대폭으로 올렸나
이번 결정을 경제적으로 볼 때 주목해야 할 단어는 ‘양극화’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최근 빈곤 심화와 이른바 ‘K자형 양극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대적 빈곤율은 2023년 14.9%에서 2024년 15.3%로 상승했고, 소득분배 정도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 역시 같은 기간 5.72배에서 5.78배로 높아졌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정부가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폭으로 끌어올린 배경에 취약계층의 소득 보장 강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복지비가 늘어나면 그 돈은 어디로 갈까
여기서부터 복지는 경제 문제가 된다.
저소득 가구의 소득이 증가하면 추가로 확보된 돈 가운데 일부는 식료품, 주거비, 공공요금, 의료비, 교육비 등 생활에 필요한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기본적인 생활비 지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복지급여 증가는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뿐 아니라 소비 여력을 보완하는 기능도 할 수 있다.
반대로 복지 대상과 지급액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필요한 재원 역시 커진다.
정부 재정은 무한하지 않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정부의 다른 지출 조정 등 결국 사회 전체의 재원 배분 문제와 연결된다.
따라서 복지 확대의 경제적 평가는 ‘지급액이 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빈곤 감소 효과, 소비 진작 효과,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행정비용 그리고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2027년부터 계산법도 바뀐다…물가·GDP도 고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정부가 기준 중위소득을 계산하는 방식 자체를 변경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적용된 기존 산정방식이 종료되면서 정부는 새로운 방식을 마련했다.
앞으로는 전년도 기준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최신 3년 중위소득 평균 증가율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에 통계의 시차나 급격한 변화를 보완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사회·경제 지표를 반영해 증가율을 보정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빈곤 정도와 기초생활보장급여의 적정성, 국가 재정 여건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새 방식은 우선 3년간 적용한 뒤 평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대표홈페이지)
이는 앞으로 복지 기준을 결정할 때 국민소득뿐 아니라 물가와 경제성장, 빈곤 및 재정 상황까지 보다 폭넓게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복지는 결국 ‘누가 얼마나 받고, 누가 부담하는가’의 문제
복지정책을 둘러싼 논쟁에서는 흔히 두 주장이 충돌한다.
한쪽에서는 고물가와 소득격차가 커질수록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복지지출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할 경우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미래세대의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두 문제는 서로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
필요한 사람을 충분히 보호하면서도 제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재정구조를 만드는 것이 복지정책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2027년 기준 중위소득 6.70% 인상은 그래서 단순한 ‘복지 인상 뉴스’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어디까지 국민의 생활을 보장할 것인지, 그 비용을 사회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경제적 선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내년부터 생계급여를 비롯한 여러 복지제도를 통해 국민의 실제 생활 속 숫자로 나타나게 된다.
【복지경제 기획 2부 예고】
“복지 늘리면 경제가 살아날까”…정부가 지급한 1만원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2부에서는 정부 복지지출이 가계소득과 소비, 자영업·내수경제에 어떤 경로로 전달되는지 살펴본다. 동시에 복지 확대에 필요한 재정은 어디에서 마련되는지,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무엇인지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복지경제 기획 3부 예고】
“복지는 어디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하나”…고령화 시대, 커지는 복지와 재정의 딜레마
3부에서는 저출생·고령화와 복지수요 증가 속에서 복지 확대와 재정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를 짚어본다.


리더경제 윤수연 기자
자료출처 및 보도시점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중앙생활보장위원회
주요 자료 : 「내년 기준 중위소득 6.70% 역대 최대 인상, 가장 어려운 국민 생활 더욱 두텁게 보호」
자료 발표 : 2026년 7월 28일
보조자료 :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 정책자료·2026년 수급자 선정기준·급여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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