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재산권(종전자산 평가액)을 사실상 결정하는 [730 도시정비평가] 규정이 포함된 「감정평가 실무기준」 은 법률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는 고시(告示), 즉 행정규칙이다.
그런데 판례는 이런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에 대해 상위법령(감정평가법·감정평가에 관한 규칙)과 결합해 대외적 구속력(법규성)을 인정해 왔다. 즉 국민의 권리·의무를 사실상 법률처럼 규율하는 규범이다.
문제는 규범력은 법률에 준하는데, 그것을 만들고 고치는 절차는 법률보다 훨씬 간소하다는 데 있다. 법률 개정은 국무회의·법제처 심사·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고시는 원칙적으로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고 소관 부처가 자체적으로 개정할 수 있으며, 국회의 사후 통제 수단도 마땅치 않다.
이 비대칭은 조합원 입장에서 두 가지 문제로 이어진다. 첫째 감정평가의 결과가 특정 시점의 기준(현황 개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그 기준 자체의 안정성이 낮고, 둘째 기준의 불명확성·잦은 개정 가능성이 결국 감정평가사의 재량 폭을 넓혀 분쟁의 소지를 키운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실무기준의 법적 성격을 검토하고, '규범력에 걸맞은 통제장치'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 제도 개선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목차
1. 왜 '고시의 법적 성격'을 따져야 하는가
2. 위임입법 체계에서 「감정평가 실무기준」의 위치
3. 판례가 인정해 온 '법령보충적 행정규칙' 법리
4. 규범력은 법률급, 통제는 내부 규정급 절차의 비대칭
5. 비대칭이 낳는 실제 문제, 종전자산 평가와의 연결고리
6. 최근 판례 동향과 시사점
7. 개선 방향 제언
8. Q&A
9. 맺음말
1. 왜 '고시의 법적 성격'을 따져야 하는가
앞선 칼럼("주택재건축정비사업 감정평가법, 이대로 좋은가")에서는 종전자산 감정평가의 핵심 원칙인 사업시행인가고시 당시 '현황' 기준, 조합원 간 '상대적 가치비율의 균형'이 실무에서 형해화될 수 있다는 문제를 짚었다.
그런데 이 원칙들이 담겨 있는 문서가 정작 국회가 만든 '법률'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장관이 만드는 '고시'라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왜 이 점이 중요한가를 살펴보자. 통상 국민은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니 함부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한다. 그러나 감정평가의 구체적 기준, 즉 조합원의 재산권 배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세부 규정은 법률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개정이 쉬운 고시 형태로 존재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전문적·기술적 영역을 신속하게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재산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국회의 심의도, 대통령령 수준의 엄격한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상대적으로 손쉽게 바뀌거나, 반대로 불명확한 상태로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한다. 이 글은 바로 이 '법적 위상과 통제 수준의 불일치' 문제를 다룬다.
2. 위임입법 체계에서 「감정평가 실무기준」의 위치

우리나라의 입법 체계는 상기 그림과 같은 위계를 이룬다. 감정평가 관련 규범도 이 위계를 그대로 따른다. 법률은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국회 제정) — 감정평가업 전반의 자격·책임·손해배상(제28조) 등을 규정한다.
부령(시행규칙)은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국토교통부령) — 감정평가의 일반원칙(현황기준 원칙, 개별물건기준 원칙 등)을 정하고, 세부기준은 국토교통부장관이 별도로 정하도록 위임한다.
고시는 「감정평가 실무기준」(국토교통부고시) — 부령의 위임에 따라 일반적으로 토지.건물.기계기구 등의 시가감정을 규정한 [600 물건별 감정평가]는 종전자산 또는 종후자산의 감정평가(730 도시정비평가)와는 그 목적, 기준과 방법이 재산권 가치평가의 본질에서 상당히 다르므로, [700 목적별 감정평가]의 절에서 별도의 평가 기준과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즉 종전자산 감정평가에서 "사업시행인가고시일 현황을 기준으로 한다", "상대적 가치비율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은, 조합원의 재산권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핵심 문구로써 국회를 거치지 않은 국토교통부 고시에 담겨 있다.
3. 판례가 인정해 온 '법령보충적 행정규칙' 법리
이런 고시는 단순한 행정기관 내부 지침에 불과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법원의 오랜 입장이다. 대법원은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되는 경우, 그 행정규칙은 당해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는 법리를 오래전부터 확립해 왔다.
이른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 또는 '행정규칙형식의 법규명령' 법리다. 감정평가 실무기준 역시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것이므로, 이 법리에 따라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받는 것이 실무와 판례의 대체적인 흐름이다(대법원 1998.6.9.선고 97누19915 등).
이는 앞선 칼럼에서 언급한 대법원 96다52427 판결 등에서 "감정평가에 관한 법령이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명백히 반하는 감정평가는 그 자체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부당감정으로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시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고시 위반이 곧바로 손해배상책임 성립의 근거 사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고시에 불과한 것이 왜 이렇게 중요한가'에 대한 답이다. 법적 형식은 고시이지만, 실질적 효과는 법률 위반에 준하는 파급력을 갖는다.
4. 규범력은 법률급, 통제는 내부 규정급, 절차의 비대칭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법령 보충적 행정규칙이 이런 무거운 지위를 가진다면, 그것을 제정·개정하는 절차도 그에 걸맞게 엄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절차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법률·대통령령보다 현저히 간소하다.
첫째, 법제처의 정식 심사 대상이 아니다. 「법제업무 운영규정」은 '법령'을 법률·대통령령·총리령·부령으로 한정하고 있어, 고시·훈령·예규는 원칙적으로 법제처의 정식 심사(자구·체계 심사, 위헌·위법성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
둘째,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는다. 대통령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지만, 부령·고시는 소관 부처 장관이 자체적으로 발령할 수 있다.
셋째, 입법예고 의무가 '조건부'로만 적용된다. 법률·대통령령·총리령·부령의 제·개정은 행정절차법 제41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입법예고 대상이지만, 대통령훈령·총리훈령 등은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법령'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법령보충적 성격을 가진 훈령·고시는 행정절차법 제46조(행정예고)에 따라 20일 이상의 예고와 의견제출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어 최소한의 절차는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국회 상임위 심사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와 같은 다층적 검증 장치에 비하면 훨씬 가볍다.
넷째, 규제심사도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하는 내용의 고시는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기존 규제를 완화하거나 단순 해석을 명확히 하는 개정, 또는 '규제'로 분류되지 않는 기술적 기준 변경은 이 절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섯째, 국회의 사후 통제 수단이 사실상 없다. 법률은 국회가 다시 개정하지 않는 한 유지되지만, 고시는 소관 부처가 정책 판단만으로 비교적 빈번하게 손질할 수 있다. 실제로 「감정평가 실무기준」은 2013년 최초 제정 이후 8차에 걸쳐 일부개정 고시가 이루어져 왔으며, 2023년에도 개정 고시(국토교통부고시 제2023-522호)가 있었다.
결국 '조합원 재산권을 좌우하는 규범'임에도 불구하고, 그 제·개정에 대한 절차적 안전장치는 일반 국민이 통상 기대하는 '법률 수준의 신중함'에 미치지 못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히 "자주 바뀌어서 나쁘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이 언제, 어떻게, 어떤 절차를 거쳐 바뀌었는지를 조합원이나 소송 당사자가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거나 검증하기 어렵다는 예측가능성의 문제이자, 관계 법령을 위반한 감정평가라는 주장이 제기될 때 그 위반 여부를 판단할 기준 자체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이기도 하다.
5. 비대칭이 낳는 실제 문제, 종전자산 평가와의 연결고리
이 문제는 추상적인 법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앞선 칼럼에서 지적한 '현황' 개념의 모호성이 바로 이 비대칭 구조의 산물이다. 감정평가업계 내에서도 "실무기준의 '현황' 조항이 시급히 개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뒤집어 말하면 핵심 개념 하나가 불명확한 채로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법률이었다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런 불명확성이 좀 더 일찍 쟁점화되고 정비되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고시는 이해관계자(조합원, 감정평가사, 시행자)의 목소리가 국회 심의만큼 체계적으로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실무기준 개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은, 역으로 문제가 된 특정 조항이 소송 진행 중 또는 그 전후로 개정될 경우, 개정 전후 어느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안정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출자한 부동산이 평가되던 시점의 기준이 이후 다른 사건이나 정책적 필요에 따라 손질되더라도, 이를 소급적으로 다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실무기준은, ‘도시정비평가를 수행할 때에는 감정평가 관계법규에서 따로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 절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고, 이 절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100 총칙]부터 [600 물건별 감정평가]까지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고(‘730-1 적용 및 정의’규정 제1항),
나아가 [730-3.1 종전자산의 감정평가] 제1항은 ‘종전자산의 감정평가는 사업시행인가고시가 있은 날의 현황을 기준으로 감정평가하되,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준수의무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앞 칼럼 사례에서 언급된 내용을 다시 복기해 보면, 사례의 종전자산 평가에서는 감정평가사가 ‘목적별 감정평가’ 규정에서 정한 종전자산의 감정평가 규정(730조 제1항)에서 정한 ‘정비구역 밖의 (공시지가) 표준지’를 선정하지 아니하고, ‘고의’인지 또는 ‘중대한 과실’인지는 모르나 인근 6단지의 구분소유 부동산인 아파트를 거래사례를 선정하여 건물면적 비교치를 산정하는 등으로 평가함으로써, 블록별 용도지역 상이로 인하여 용적률 비중치가 30%이나 차이가 났는데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평가물건을 중대하게 착오 내지 혼동한 경우라 하겠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감정평가업자가 과실로 감평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감정평가함으로써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99.5.25.선고 98다56416 등).
6. 최근 판례 동향과 시사점
주목할 점은 최근 대법원이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의 법규성을 무제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심사를 엄격히 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수질오염공정시험기준, 개발행위허가운영지침 등에 관한 최근 판결에서 대법원은 "상위법령의 위임이 있더라도 그 규정이 단순히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기준이나 세부 검토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면 대외적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반대로 비교 표준지 선정 관련 고시 또는 개발제한구역 관련 고시처럼 상위법령과 결합해 실질적으로 허가 요건을 정하는 경우에는 구속력을 인정했다.
이런 흐름은 "행정기관이 고시라는 형식만 빌려 국민의 권리·의무를 사실상 좌우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절차적 정당성은 갖추지 않는 관행"에 대해 사법부가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감정평가 실무기준 730편 역시 조합원의 재산권(종전자산 가치비율)을 실질적으로 규율하는 규범이라는 점에서, 그 규율 대상과 내용이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지, 그리고 절차적으로 국민의 참여와 검증이 충분히 보장되었는지를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다.
7. 개선 방향 제언
첫째 핵심 개념의 명확화를 위한 우선순위 개정'이 필요하다. 현황' 개념처럼 조합원 재산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용어는 실무기준 개정 시 최우선 순위로 다루고, 개정 이유와 근거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실무기준은, 그 총칙의 목적[100-1]에서 ‘이 기준을 준수하도록 권장하여’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서, ‘목적별 감정평가’를 규정한 [730-3.1 종전자산의 감정평가] 규정 제1항은 ‘종전자산의 감정평가는 사업시행인가고시가 있은 날의 현황을 기준으로 감정평가하되,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라는 준수의무규정을 두는 등으로 해석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겠다.
둘째 행정예고 절차의 실질화다. 형식적인 20일 예고에 그치지 않고, 조합·조합원 단체 등 실제 이해관계자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예고 방식을 다각화(설명회, 협회·조합 대상 별도 통지 등)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개정 이력의 상시 공개 및 신구조문 대비표 의무화다. 실무기준 개정 시 신구조문 대비표를 표준적으로 공개해, 특정 시점에 어떤 기준이 적용되었는지를 조합원과 소송 당사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중요 조항의 부령 격상 검토가 필요하다. 조합원 재산권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큰 핵심 원칙(현황 기준, 상대적 가치비율 산정 방법 등)은 장기적으로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부령) 수준으로 격상해, 법제처 심사와 같은 한 단계 더 엄격한 통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다섯째 국회·국토교통부의 정기 점검 체계 마련이다. 감정평가 관련 고시가 국민 재산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정기적으로 개정 현황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사후 통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8. Q&A
Q1. 감정평가 실무기준은 법률인가요?
A. 아닙니다.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장관이 발령하는 고시(행정규칙)입니다. 다만 상위법령(감정평가법·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의 위임에 따라 그 내용을 보충하는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으로서, 판례상 대외적 구속력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Q2. '고시'인데 왜 법률처럼 구속력이 있나요?
A.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상위법령이 특정 사항을 행정규칙(고시·훈령 등)에 위임하고 그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그 행정규칙이 상위법령과 결합해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갖는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감정평가 실무기준도 이 법리에 따라 구속력을 인정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3. 실무기준이 자주 바뀌면 조합원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기준이 개정되는 시점과 내용에 따라, 유사한 상황이라도 적용받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관리처분계획 수립이나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관련 조항이 개정되면, 어느 시점의 기준을 근거로 감정평가의 적정성을 다툴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Q4. 실무기준의 특정 조항이 잘못됐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개정 절차 진행 시 행정절차법 제46조에 따른 행정예고 기간(통상 20일 이상) 동안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제도적 통로입니다. 또한 한국감정평가사협회, 관련 학회, 조합·조합원 단체 등을 통해 국토교통부에 개정을 건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별 사건에서는 실무기준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이나 관리처분계획 인가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5. 법률로 규정하면 이런 문제가 다 해결되나요?
A. 완전히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법률은 개정 절차가 무겁기 때문에 전문적·기술적 기준을 신속히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반대급부가 있습니다. 다만 조합원 재산권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큰 핵심 조항만이라도 부령 이상으로 격상하거나, 고시 개정 절차의 실질적 참여 보장을 강화하는 절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9. 맺음말
"감정평가 실무기준은 고시일 뿐이다"라는 말과 "감정평가 실무기준이 조합원의 재산권을 사실상 결정한다"는 말은 모두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참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이 제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모순이다.
규범력은 법률급이면서 통제는 내부 규정급에 머무는 이 비대칭을 그대로 둔 채로는, 앞선 칼럼에서 지적한 '현황' 개념의 모호성이나 '균형' 원칙의 실효성 부족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조합원의 재산권이 걸린 기준이라면, 그 기준을 만들고 고치는 절차 역시 그 무게에 걸맞게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이 칼럼은 특정 판결이나 특정 감정평가법인의 법적 책임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평가 실무기준이라는 규범의 법적 성격과 절차적 문제점을 짚어 제도 개선을 위한 공론화에 기여하고자 작성되었음을 밝힌다.
[칼럼제공]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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