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함성연 신간 발표회에서 ‘삐삐할머니의 산책’에 이어 또 하나 오래 기억에 남은 장면이 있습니다. 2부 순서에서 <저무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중>의 저자 김수경과 남편이 함께 가곡 <별>을 불렀습니다. 미리 준비한 순서도 아니었음에도 말이죠.
잔잔하면서도 밝았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책에서 저자는 은퇴하는 남편을 위해 가곡 <만월>을 불러주었다고 합니다. 한때 성악을 전공하려 했을 만큼 노래를 사랑하는 그녀가 남편에게 건넨 선물이었던거죠.
그러다 제 시선은 좌석으로 옮겨왔습니다.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두 자녀가 부모님을 보며 행복해 하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성인이 된 자녀들 앞에서도 서로를 바라보며 노래할 수 있는 부부. 그리고 그런 부모의 모습을 바라보는 자녀. 신간 축하모임인 동시에 한 가족의 작은 축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날 이후 ‘부부’라는 키워드로 목요편지를 보내드리고 있는대요. 책장을 훑어보다가 결혼할 때 선물받았던 <행복한 부부가 사는 방법 49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중 ‘춤추기’라는 항목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직 함께 춤을 춰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예체능을 함께 즐기는 게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는 묘책인지를 깨닫게 해주더군요.
꼭 춤이 아니어도 좋겠지요. 운동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함께 해보는 자체로 부부관계를 더욱 깊어지게 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함성연 과정중에 작성했던 ‘7대 풍광’이 떠오릅니다. 그중 하나라 ‘가족 연주회’였습니다. 아내는 피아노를 잘치는 편입니다. 저도 초보 수준으로 드럼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드럼스틱을 잡아볼까 합니다. 아내의 피아노와 제 드럼이 어떤 케미를 만들어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직까지 특별한 음악적 소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 네 식구가 각자의 악기를 들고 작은 가족 음악회를 여는 날을 상상해봅니다. 그날을 위해 네 사람이 함께 연습하고, 서로 박자를 맞추고, 때로는 틀리면서 웃는 과정도 떠올려 봅니다.
아직 연주회 날짜는 까마득합니다. 하지만 날짜가 정해지는 날, 여러분께도 기쁜 마음으로 초대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배우자와 함께 예체능을 공유하며 삶을 채워가는 부부의 모습은 어떠신지요.
저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깊어지는 부부처럼 말입니다.
사랑하는 배우자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행복한 목요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