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미국이 3년여 만에 금리 인상…우리 경제의 정책대안은 무엇인가

가계·기업의 상환능력, 외환 유동성, 재정부담을 구분해 살펴볼 때

▲박동명/한국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다시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9월 16일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의 인상이다. 연준은 경제활동이 견조하게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상해 연 3.00%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 한·미 정책금리 차이는 1.00%포인트가 됐다. 한국은행의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수출과 투자, 소비의 회복 흐름과 함께 물가 압력,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를 동시에 제시했다. 경제 전체의 회복과 특정 가계·업종의 어려움이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관심은 한국의 대응으로 옮겨간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맞춰 한국도 금리를 올릴 것인지,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떤 지원을 활용할 것인지, 외환시장 불안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이 문제들은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수단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기준금리는 경제 전반의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치고, 채무조정은 차주의 상환구조를 바꾸며, 외화유동성 공급은 달러 조달의 어려움에 대응한다. 정책대안의 차이는 각 수단이 다루는 위험과 비용을 구분할 때 드러난다.


첫째, 가계·중소기업 지원은 상환능력에 따른 구분이 쟁점이다


같은 금액을 빌렸더라도 소득과 자산, 가족 구성, 금리 재조정 시점에 따라 부담은 달라진다. 한국은행이 9월 발표한 「가구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도 차입 가구 전체의 위험과 일부 고차입 가구의 위험을 구분했다. 배우자 등 다른 가구원의 소득·자산·부채까지 반영하면 개인 단위 분석에서 놓치기 쉬운 위험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책 설계에서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과 지속적인 상환능력 부족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소득 회복이 예상되는 가구에는 한시적 이자 지원, 상환 일정 조정, 대환 등이 비교 대상이 된다. 반면 앞으로의 소득으로도 원리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이 별도의 선택지가 된다. 전자는 당장의 현금 부족을 완화하고, 후자는 상환구조 자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각 수단의 비용도 다르다. 만기 연장은 월별 상환액을 낮출 수 있지만 조건에 따라 총이자가 늘어날 수 있다. 고정금리 전환은 금리 변동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대신 전환 금리와 수수료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지원액만으로는 이러한 차이를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대출 잔액 2억 원이 1년 동안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적용금리가 1%포인트 높아질 때 단순 계산상 연간 이자는 200만 원 증가한다. 다만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폭이 국내 개별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부담은 대출계약과 금리 재조정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유지되지만 대금 회수가 늦어진 기업과, 매출 감소로 영업 현금흐름 자체가 악화된 기업은 필요한 지원이 다를 수 있다. 운전자금 공급과 매출채권을 활용한 자금 조달, 채무조정과 사업 전환 지원을 비교할 때에는 자금난의 원인이 판단 기준이 된다.


지원 성과를 확인하는 지표로는 공급액 외에도 연체 변화, 현금흐름 회복, 고용 유지, 지원 종료 뒤의 상환 가능성을 설정할 수 있다. 이는 대출을 더 공급한 결과와 실제 회복을 구분하기 위한 평가 방식이다.


둘째, 외환시장 안정은 환율 수준과 달러 조달 기능을 구분하는 문제다


외환시장 대책에는 서로 다른 목표가 존재한다. 원·달러 환율을 특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과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완화하는 것은 다르다. 2022년 강달러 국면을 분석한 IMF 관계자들도 환율 변동의 원인과 시장 기능의 교란을 구분했다. 일시적인 시장 개입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외환보유액에는 한계가 있고, 개입이 필요한 거시경제 조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책대안으로는 금융회사의 만기별 외화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부족이 발생할 경우의 대응 조건을 마련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부채와 보유 유동자산, 차입 연장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면 환율 상승과 실제 결제 위험을 구분할 수 있다. 외화유동성 공급을 설계하는 경우에도 대상, 규모, 담보와 종료 조건이 각각 쟁점이 된다.


한·미 통화스와프도 국제 금융협력의 한 수단이다. 다만 한국의 필요만으로 체결되는 제도는 아니다. 연준이 2020년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스와프 협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상대 중앙은행의 승인을 거쳐 마련되며, 시장 불안 시 달러 자금 공급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정 원·달러 환율을 보장하는 장치와는 구별된다.


기업의 환위험 관리도 별도로 살펴볼 영역이다. 수입대금으로 지급할 외화와 수출대금으로 받을 외화를 대조하고, 실제 남는 위험에 대해 상담이나 비용 지원을 제공하는 설계가 가능하다. 지원 대상을 실제 거래와 연결하면 영업활동에 따른 위험 관리와 환율 예측에 의존하는 거래를 구분할 수 있다.


셋째, 통화정책과 내수 지원은 수단별 역할을 나누어 검토할 사안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은 한·미 금리차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 운영 원칙은 물가안정을 핵심 목표로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하고, 물가·성장 전망과 기대인플레이션, 정책 효과의 시차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설명한다.


금리 인상과 유지는 각각 다른 비용을 수반한다. 물가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추가 긴축의 효과가 검토되지만, 차입 비용 상승과 소비·투자 위축 가능성도 함께 고려된다. 반대로 기존 금리를 유지하며 추가 자료를 확인하는 선택은 이미 시행한 정책의 영향을 관찰할 시간을 주지만,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갈 경우 다른 부담을 남길 수 있다.


정책수단을 나누어 보면 중앙은행은 물가와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금융당국은 대출 구조와 금융회사의 위험을, 재정당국은 지원 대상과 비용을 각각 다루게 된다. 한국은행 역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만으로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거시건전성정책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구분은 정책 간 충돌을 점검하는 데도 활용된다. 한편에서는 신규 차입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같은 목적의 정책대출을 크게 늘리는 경우, 전체 효과가 개별 사업의 목표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재정정책의 쟁점은 지원 대상·비용·종료 조건이다


고금리 대응 재정을 확대와 축소의 이분법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지출의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소비 지원과 소득을 잃은 가구의 기본생활 지원은 수혜 범위와 목적이 다르다. IMF 관계자들도 2022년 강달러 대응 분석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훼손하지 않는 취약계층 지원을 논의했다.


지원 대상을 좁히는 방식은 한정된 재원을 집중할 수 있지만, 대상자 확인에 시간이 걸리거나 실제로 어려운 사람을 제외할 위험이 있다. 넓은 범위에 지원하는 방식은 선별 절차를 줄이는 대신 지원 필요성이 낮은 가구까지 포함하면서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정책의 차이는 대상 선정 기준과 전달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지원금융 규모와 실제 예산 부담도 구분할 사안이다. 대출 잔액 1조 원이 1년 동안 유지되고 정부가 연 1%포인트의 이자를 보전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상 연간 지원액은 100억 원이다. ‘대출 지원 1조 원’과 ‘예산 지출 100억 원’은 다른 수치다. 보증 역시 공급액 전체가 즉시 지출되는 것은 아니므로, 보증이 실제 이행될 가능성과 손실 부담을 따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재정위험을 살펴볼 수 있다.


한시적 지원에는 종료 조건도 따른다. 종료 시점을 명확히 정하면 비용을 예상하기 쉽지만, 경제 여건이 회복되지 않았을 때 지원이 끊길 수 있다. 연장 가능성을 넓히면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쉬운 대신 지원이 장기화될 수 있다. 기간과 재검토 절차의 결합이 설계의 핵심 쟁점이다.


구조개혁과 지방재정 대응은 별도의 시간표를 가진다


단기 금융지원은 당장의 상환 부담을, 생산성 개선은 앞으로 소득을 창출하는 능력을 다룬다. IMF의 2026년 1월 한국 분석도 인공지능 활용, 노동시장 참여,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잠재성장과 재정 여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제시하면서, 개혁의 성장 효과에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공정 개선과 디지털 전환, 근로자의 직무 전환 교육,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 등이 중장기 대안으로 비교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은 이자 부담을 즉시 해소하지 않으며, 기업의 투자 여력과 준비 수준에 따라 참여 가능성도 달라진다. 긴급지원과 연계하는 경우에도 각각의 목적과 성과지표를 구분하는 설계가 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의 금융지원 역시 지역경제 효과와 지방재정 부담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소상공인 이자 지원과 보증을 검토할 때에는 매출·연체 변화, 기존 사업과의 중복, 향후 재원 부담이 분석 대상이 된다. 차입을 수반하는 시설사업에는 금리 상승과 공사비 증가, 세입 감소를 가정한 시나리오 분석을 적용할 수 있다.


지방의회의 예산 심사와 결산 검토에 연결할 질문도 구체적이다. 지원이 필요한 대상에게 도달했는가. 보증과 출연의 비용이 여러 항목으로 나뉘어 전체 부담을 파악하기 어렵지는 않은가. 사업 종료 이후 상환과 유지관리 비용은 어떻게 예상했는가. 이러한 질문은 사업의 찬반을 미리 정하기보다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둔다.


정책대안의 차이는 실행 조건과 결과에서 드러난다


대응 성과를 살펴보는 기준은 분야마다 달라진다. 가계 지원에서는 상환 부담과 재연체 여부, 기업 지원에서는 현금흐름과 고용, 외환대책에서는 달러 조달 비용과 만기 대응 능력, 재정정책에서는 집행액과 미래 부담을 각각 평가 항목으로 설정할 수 있다.


단기와 중기의 결과도 구분된다. 지원 직후의 연체 감소와 지원 종료 이후의 상환능력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초기 비용이 발생하는 설비 개선 역시 집행 직후의 실적과 일정 기간 이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정책 결정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가계의 상환능력, 기업의 현금흐름, 외환 유동성, 물가의 지속성, 정부의 재정 여력은 각각 다른 자료로 판단할 사안이다. 하나의 수단에 여러 목표를 맡길 때에는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검토 대상이 된다.

정책 논의에 남는 질문은 분명하다. 어떤 위험을 줄일 것인가. 누구를 지원할 것인가.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언제 조정하거나 종료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근거가 구체화될수록 정책대안의 차이와 선택에 따른 결과도 명확해진다.



박동명

▷법학박사, 한국정책연구원 원장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위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상임이사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전)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

<저서> 지방의회 운영 실무 (2026년) 등 다수



작성 2026.09.20 22:53 수정 2026.09.2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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