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인사검증 논란, 추천·검증·결정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박동명/(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편집자주) 박동명은 법학박사로서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과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방자치단체 인사검증에 참여하는 등 공공인사와 지방행정 분야에서 연구와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사검증을 둘러싼 논란을 추천·검증·결정의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고, 책임의 범위와 검증 기준, 청문 절차, 기록 관리 등 제도적 쟁점을 분석한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월 19일 후보자직에서 사퇴했다.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결심을 굳혔으며,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선 18일 기자회견에서 인사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재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사검증 논란에서 후보자의 사퇴라는 결과와 그에 이르는 과정은 구분되는 검토 대상이다. 후보자가 중요 사실을 숨긴 경우, 담당자가 확인 가능한 자료를 검토하지 않은 경우, 위험을 보고받고도 지명을 진행한 경우는 서로 다른 사실관계이다. 사퇴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혹이 사실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며, 사퇴 이후 검증 절차에 관한 질문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이 문제를 추천·검증·결정이라는 세 단계의 권한과 정보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핵심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일괄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확인했고, 어떤 내용을 보고받았으며, 무엇을 근거로 결정했는지를 구분하는 일이다.


추천·검증·결정, 책임을 나누는 기준


인사권의 법적 구조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87조는 국무위원을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제94조 역시 행정각부의 장을 국무위원 중에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정한다. 대통령실 내부의 추천·검증 업무와 헌법상 제청·임명 권한은 구별되는 구조이다.

 

추천 단계에서는 후보자 선정 기준과 추천 근거를 살펴볼 수 있다. 검증 단계에서는 어떤 자료를 확보했고, 설명과 증빙이 일치하는지 확인했으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검토 대상이다. 결정 단계에서는 검증 결과와 이견이 최종 결정권자에게 전달됐는지, 제기된 위험이 판단에 어떻게 반영됐는지가 쟁점이다.


이 과정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정보와 확인하고도 누락한 정보는 다르다. 추가 검증의 필요성을 보고한 담당자와 그 보고를 받은 결정권자의 역할도 같지 않다. 업무분장, 보고 시점, 검토 의견과 결재 기록을 연결하면 각 단계의 행위와 책임 범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제도 개선의 쟁점은 기준·교차검증·청문 절차이다


검증 기준을 명문화하는 방안은 후보자별 판단이 어떤 근거로 달라졌는지 비교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재산 형성, 납세, 병역, 연구윤리, 이해충돌 등을 항목별로 구분하고, 직무 관련 경력과 정책 수행 경험을 별도로 확인하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체크리스트가 있다고 해서 개별 사안의 경중과 맥락을 판단하는 과정까지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전문가의 교차검증도 하나의 대안이다. 법률·회계·윤리 분야의 전문적 쟁점을 추가로 검토하는 방식이지만, 자문위원의 이해충돌과 비밀유지, 개인정보 접근 범위를 함께 정하는 문제가 따른다. 외부 자문을 거쳤다는 사실과 내부 담당자·최종 결정권자의 책임은 별개의 사안이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규정의 존재와 실제 이행을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 제12조는 위원회의 자료제출 요구 절차를 규정한다. 따라서 청문 과정의 검토 대상은 자료를 요구했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미제출 사유는 무엇이었으며, 다른 방법으로 사실을 확인했는지까지 이어진다. 청문보고서의 결론과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도 구분해서 볼 수 있다.


기록과 공개, 책임 규명의 두 가지 조건


검증 기록을 어떻게 남기고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추천 사유, 검증 항목, 미확인 사항, 추가 조사 의견과 최종 판단 근거를 구분해 기록하는 방안은 사후에 의사결정 과정을 재구성하는 수단이 된다.


공개 범위에는 상충하는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검증 근거의 공개는 판단 과정을 설명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직무와 무관한 가족의 정보를 노출할 위험도 있다. 원자료 전체를 공개하는 방식과 개인정보를 가린 쟁점별 검증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은 설명력과 정보보호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검증기관이 적법하게 확인할 정보와 일반에 공개할 정보의 범위도 반드시 같지는 않다.


사후평가에서는 인사 교체와 절차 개선을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 담당자를 교체했더라도 자료 확인과 보고 방식이 그대로일 수 있고, 조직을 개편했더라도 누락된 정보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을 수 있다. 자료 누락, 보고 지연, 판단 근거의 부재 등을 구분하면 개인의 행위와 조직 운영상의 문제를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질문은 구체적이다. 추천 기준은 무엇이었는가. 검증 결과는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됐는가. 최종 판단은 어떤 근거에서 이루어졌는가. 점검 이후 실제로 달라진 절차는 무엇인가.


‘시스템의 문제’라는 설명과 ‘개인의 책임’이라는 주장은 기록을 통해 연결된다. 그 기록에 나타난 권한과 행위, 판단의 근거가 국민이 인사 과정과 책임의 범위를 살펴보는 출발점이다.


박동명

▷법학박사,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상임이사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전)서울특별시의회 전문위원

<저서> 지방의회 운영 실무 (2026년) 등 다수

작성 2026.09.21 23:05 수정 2026.09.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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