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주로 ‘로켓배송’…누리호 5호기서 다중위성 발사 역량 시험

위성 15기 한 번에 궤도 투입…발사체 제작 넘어 발사운용까지 민간 역할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작·조립·운용 내재화…‘우주수송 기업’으로 사업영역 확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를 통해 단순한 발사체 제작을 넘어 민간 우주수송 사업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일 발사되는 누리호 5호기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모두 15기의 위성이 탑재된다. 여러 위성을 하나의 발사체에 실어 정해진 순서에 따라 궤도에 투입하는 이번 임무는 향후 상업 발사서비스에 필요한 다중위성 운송 역량을 실제 발사 환경에서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는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는 누리호의 제작과 총조립뿐 아니라 이번 발사운용에도 42명의 인력을 투입한다. 이는 4차 발사 당시 32명보다 10명 늘어난 규모다. 발사통제센터의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한화 인력이 참여하고, 이 중 18개 콘솔은 직접 운용할 예정이다. 아직 최종적인 발사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관리와 감독 아래 이뤄지지만, 민간기업이 실제 발사 과정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로켓 제작사’에서 ‘로켓 운용사’로

이번 누리호 5호기의 핵심은 위성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 15기의 위성을 하나의 발사체에 탑재해 각각의 목표에 맞춰 순차적으로 분리하려면 발사체의 자세와 비행상태, 위성 분리 시점 등을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단일 위성을 탑재하는 발사와 비교하면 임무 설계와 운용의 복잡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하나의 발사체에 여러 고객의 위성을 함께 실어 나르는 상업적 발사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우주산업의 경쟁구도도 단순히 ‘누가 로켓을 잘 만드는가’에서 ‘누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궤도로 위성을 보내줄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라이드셰어(다중위성 공동 발사)’처럼 여러 고객의 위성을 하나의 발사체에 묶어 운송하는 서비스가 상업 우주산업의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따라서 이번 누리호 5호기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상업 발사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다중위성 운송 능력을 실제 임무를 통해 축적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1·2단과 3단이 조립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6차 발사부터 생산 책임도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민간 역할 확대는 발사운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누리호 6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순천 단조립장에서 각 단을 직접 조립한 뒤 나로우주센터에서 전기체 총조립을 수행할 예정이다. 발사체 제작과 조립 과정에서 민간기업이 담당하는 영역이 한층 넓어지는 셈이다. 여기에 후속 발사를 거치면서 발사운용에서도 민간의 직접 수행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우주산업의 사업구조가 정부 연구기관 중심의 발사체 개발 체계에서 민간 중심의 생산·운용 체계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발사체 산업에서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큼 반복 생산과 발사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사 횟수가 늘어나고 민간의 직접 운용 경험이 쌓일수록 제작-조립-시험-발사-운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의 연결성도 높아진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누리호 매출’ 그 이상

투자자 관점에서 이번 발사를 단순히 한 차례의 누리호 관련 매출로 평가해서는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산업의 밸류체인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발사체 제작에서 출발해 단조립과 총조립, 발사운용, 다중위성 운송 경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은 ‘발사체를 제작해 납품하는 사업’에서 ‘발사체를 기반으로 우주수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상업 우주산업이 본격화되면 발사체 자체의 판매뿐 아니라 발사서비스, 위성 공동발사, 위성 운송, 궤도 투입 등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누리호 5호기의 15기 위성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순히 로켓을 만드는 기업인지, 아니면 앞으로 우주에서 고객의 위성을 운송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시험대다. ‘로켓 제작’에서 ‘로켓 운용’으로 ‘발사체 제조’에서 ‘우주수송 서비스’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은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작성 2026.10.05 19:28 수정 2026.10.0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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