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경제

【로봇·기술】
차까지 드는 로봇, 내 경호원이 될까…발차기보다 어려운 ‘사람 지키기’
유니트리 H2-X 홍보 영상에 무술·보호·차량 구조 시연
‘차량 앞부분 들기’와 ‘차 전체 들기’는 달라…실제 구조 성능과 구분해야
독자가 묻는 다음 질문…“얼마나 강한가”에서 “얼마나 믿을 수 있나”로
리더경제 윤수연 기자
작성일: 2026년 10월 24일
자동차를 향해 발차기를 날린다. 위험에 처한 사람 앞을 막아서고, 차량 앞부분을 들어 올리는 장면도 등장한다.
영화 속 로봇 경호원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이다. 그런데 화면을 보는 사람에게는 금세 더 현실적인 질문이 생긴다.
“저 로봇이 내 옆에 있다면, 밤길이 조금 덜 무서울까.”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공개한 ‘H2-X Kung Fu Legend Guardian’ 홍보 영상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힘과 움직임을 보호·구조라는 이야기로 연결했다. 회사는 로봇을 사람을 돕고 지키는 존재로 소개했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보호 상황을 연출한 시연을 공개했다는 사실과, 예측할 수 없는 실제 위험에서 사람을 안전하게 지킬 능력이 검증됐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이 로봇을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발차기가 얼마나 강한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힘을 언제 쓰고, 언제 멈출 수 있느냐까지 이어진다.

■ 자동차를 번쩍? 먼저 ‘어디를 얼마나 들었는지’ 봐야 한다
공개 영상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 중 하나는 차량 앞부분을 들어 올리는 구조 시연이다.
여기서 ‘차를 들었다’는 짧은 표현은 자칫 실제 장면보다 큰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차량의 일부를 들어 올리는 동작과 자동차 전체를 지면에서 들어 올리는 동작은 구분해야 한다.
차량 앞부분을 들어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자동차의 전체 무게를 로봇의 인양 능력으로 계산할 수도 없다. 다른 바퀴가 지면을 지지하는지, 어떤 지점을 잡았는지, 보조 장치가 있는지에 따라 필요한 힘과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자가 궁금한 것은 결국 이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사고 현장에서도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일까.”
홍보 시연만으로 그 답을 내릴 수는 없다. 실제 구조에서는 차량의 움직임을 억제하고, 들어 올린 상태를 유지하며, 구조 대상자가 추가로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힘을 내는 순간뿐 아니라 힘을 유지하고 안전하게 내려놓는 과정까지 중요하다.
차량을 들어 올리는 한 장면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구조 능력을 판단하려면 그 장면 전후의 조건과 반복 시험 결과까지 살펴야 한다.

■ 발차기를 잘하는 로봇과 경호를 잘하는 로봇 사이
무술 동작은 로봇의 성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균형과 속도, 움직임의 범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호의 어려움은 상대를 향해 움직이는 데만 있지 않다.
가령 누군가 빠르게 다가오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공격하려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길을 묻거나 넘어지는 사람을 붙잡으려는 행인일 수도 있다. 손에 든 물건도 위험한 도구인지, 평범한 생활용품인지 주변 상황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이는 H2-X가 실제로 그런 오판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 보호용 로봇의 실용성을 평가할 때 필요한 질문이다.
‘누군가 다가온다’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행동의 맥락을 구분해야 한다. 위험이 불분명할 때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 대응도 필요하다.
독자가 기대하는 경호원은 강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과 주변 사람을 함께 안전하게 지켜주는 존재다.

■ 영상 속 로봇은 스스로 판단했을까
또 하나의 핵심은 작동 방식이다.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인식해 행동했는지, 사람이 원격으로 조작했는지, 미리 정한 동작을 수행했는지에 따라 시연의 의미는 달라진다. 여러 방식이 함께 사용됐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원격조작이나 사전 설정이 사용됐다고 해서 움직임을 구현한 기술적 성과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는 경호 능력’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확인한 공개 자료만으로는 H2-X의 보호·구조 동작이 어떤 제어 방식으로 수행됐는지, 돌발 상황에서 어느 수준까지 독립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확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인을 알아서 지킨다’거나 ‘위험을 자동으로 판단해 제압한다’는 표현은 현재 확보한 근거를 넘어선다.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 구분이다. 로봇이 인상적인 동작을 보여줬다는 사실과, 그 동작을 필요한 순간에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검증을 나눠 보는 것이다.

■ 그래서 살 수 있나…다른 모델 가격을 붙이면 안 되는 이유
영상을 보고 나면 가격부터 궁금해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모델을 구분해야 한다.
유니트리 공식 제품 페이지에는 H2가 별도 모델로 소개돼 있다. 이 제품의 사양과 판매 가격을 이번 H2-X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구성과 용도, 제공 기능이 같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확인한 H2-X 공개 자료만으로는 개인이 경호 용도로 구매해 즉시 사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판매 조건과 인도 일정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영상이 공개됐다’는 소식이 곧 ‘우리 집에 들일 제품이 나왔다’는 뜻은 아니다. 구매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해당 모델의 공식 판매 안내와 사용 조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 내 가족 곁에 세운다면, 무엇부터 물어야 할까
만약 이런 로봇을 가족 곁에 두는 날이 온다면, 독자의 질문은 성능표보다 구체적일 것이다.
아이와 부딪힐 것 같을 때 즉시 멈출 수 있을까. 사람이 갑자기 손을 뻗으면 어떻게 반응할까. 통신이 끊기거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어떤 상태로 전환될까.
이 질문들은 해당 제품에서 문제가 확인됐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 가까이에서 강한 힘을 쓰는 로봇이라면 검증해야 할 기준이다.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성공 장면뿐 아니라 실패 조건도 중요하다. 어떤 환경에서 시험했는지, 얼마나 반복했는지, 사람이 개입해야 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시연에서는 정해진 순서대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일상에서는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장애물이 끼어들며, 여러 상황이 겹친다.
보호용 로봇이 넘어야 할 문턱은 바로 그 일상의 복잡함이다.

■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싸움 잘하는 기계’만이 아니다
보디가드 로봇이라는 이름이 눈길을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위험 앞에서 혼자가 아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늦게 귀가하는 가족을 기다릴 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주변을 둘러볼 때, 누군가 먼저 위험을 막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다. 보호 로봇이라는 구상은 그 마음과 맞닿아 있다.
그 기대를 소중하게 다루려면, 보도 역시 가능성과 검증 결과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시연을 실제 구조 사례처럼 전하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성능을 약속해서는 독자가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H2-X의 공개 영상은 질문을 던졌다. 사람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을까. 그 힘을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앞으로 공개될 시험과 검증에서 찾아야 한다.
차를 드는 장면은 놀랍다. 그러나 보호 기술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사람에게 돌아온다.
누군가를 얼마나 강하게 밀어낼 수 있는지와 함께, 지켜야 할 사람을 얼마나 조심스럽게 대할 수 있는지.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는 로봇의 발차기가 더 강해지는 장면만은 아닐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무사히 돌아오는 평범한 저녁이 조금 더 많아지는 일일 것이다.
자료출처
1. Unitree Robotics 공식 유튜브
「Unitree Introducing: H2-X Kung Fu Legend Guardian」
https://www.youtube.com/watch?v=Y3zb4o47yqA
2. Unitree Robotics 공식 X 계정 H2-X 소개 게시물
https://x.com/UnitreeRobotics/status/2112819774573179175
3. Unitree Robotics 공식 H2 제품 안내
https://www.unitree.com/mobile/H2/
자료 확인 기준: 2026년 10월 24일
취재·검증 범위: 제조사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으며, 리더경제가 해당 로봇의 성능을 직접 시험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고 구조 사례와 자율 경호 성능이 검증된 제품으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안내: 함께 제작된 썸네일은 실제 H2-X 촬영 사진이 아닌 AI 개념 시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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